돈은 많았지만 현인은 없었던 집안
버려질 뻔했던 아이
전영(田嬰)에게는 아들이 40여 명이나 있었다. 그중에는 신분이 낮은 첩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도 있었는데 이름은 문(文)이라고 했다.
그 아이는 공교롭게도 5월 5일에 태어났다. 당시에는 이 날에 태어난 아이가 자라서 부모에게 해를 끼친다는 속설이 있었다.
그래서 전영은 아이의 어머니에게 이렇게 명했다.
“이 아이는 키워서는 안 된다.”
그러나 어머니는 몰래 아이를 키웠고, 세월이 흘러 아이는 장성하였다.
아버지에게 던진 질문
성인이 된 전문은 형제들의 도움으로 아버지 전영을 만나게 되었다. 전영은 노여움을 터뜨렸다.
“나는 이 아이를 버리라고 했는데 왜 숨겨서 키웠느냐?”
전문은 조용히 머리를 숙인 뒤 물었다.
“아버님께서 5월에 태어난 아이를 키우지 않으려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영이 대답했다.
“그 아이가 자라 문 높이만큼 크면 부모를 죽인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전문은 다시 물었다.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서 받은 것입니까, 아니면 문에서 받은 것입니까?”
전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부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전문은 다시 아버지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들의 아들은 무엇입니까?” “손자다.”
“손자의 손자는 무엇입니까?”
전영은 대답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그때 전문이 말했다.
“아버님께서는 제나라 재상으로 세 왕을 섬기셨습니다. 그동안 제나라 영토는 넓어지지 않았지만 아버님의 집에는 막대한 재물이 쌓였습니다.
그러나 문하에는 현명한 선비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후궁들은 비단옷을 입고 다니는데 나라의 선비들은 짧은 바지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안에서는 쌀과 고기가 남아돌지만 나라의 선비들은 겨조차 먹지 못합니다.
아버님께서는 이 재물을 더 모아 알지도 못하는 후손에게 남기려 하십니까?”
부의 목적
이 말을 들은 전영은 깊이 깨달았다. 그는 전문을 집안의 일을 맡기고 문하의 식객들을 접대하도록 했다.
그 전문이 바로 훗날 전국시대 사공자 가운데 첫 번째로 꼽히는 맹상군(孟嘗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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